서른 즈음 시작하는 소소한 블로그

[영화 후기] 시작부터 웃다가 울면서 나온 영화 '극한직업' 본문

일상 이야기/영화, 연극, 드라마

[영화 후기] 시작부터 웃다가 울면서 나온 영화 '극한직업'

SON SUBIN 2019. 1. 28. 23:27

요즘에 볼만한 영화가 많지 않았지요.

사실 요즘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유명한 배우들을 데려다가 만든 영화들은 종종 있었지만, 재미있는 영화가 없었는데요.

이런 걸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 라고 하는건가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가 영화 '극한 직업'을 보고 대만족하고 나왔더랬죠.


스물, 레슬러 등의 잔잔바리 코믹 영화를 만든 이병헌 감독님이 이번에는 엄청난 영화를 만드셨네요.

이병헌 감독님이 만드신 그동안의 전작들은 재밌긴한데,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코미디적인 요소와 작품성 모두를 잡으려다보니 둘 다 놓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요.

그런 이병헌 감독님이 이번엔 작정하고 제법 엄청난 코미디 영화를 만드셨더라구요.

그동안은 제법 코미디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이번에 개봉한 극한직업을 통해 어나더 레벨로 진화하신 것 같은 모습입니다.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씨가 주연으로 출연하구요.

비중이 조금 낮지만 신하균 씨와 오정세 씨도 출연한답니다.


포스터 사진처럼 배우들이 멋지거나 아름답게 나오지는 않아요.

하나같이 모자라 보이지만 동시에 굉장히 착하게 나와요. 영화 말미에는 저마다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사람마다 하나의 능력, 장기가 있을 거라고 본다. 다만 살면서 본인도 몰라서 못 꺼낼뿐이지"

"류승룡 씨 캐릭터가 조금 판타지 같아도 사람들이 대리 만족하길 원했고, 그래서 좀 더 착한 소시민적으로 그리려 했다"


이병헌 감독님 말씀처럼 보는 입장에서 주연들이 언젠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응원하면서 영화를 본 것 같아요.




형사물, 코미디적인 요소를 생각하면 영화 <베테랑>이 떠오르는데요.

베테랑은 코미디보다는 액션과 감동적인 요소가 짙었는데요. 극한 직업은 코미디적인 요소가 워낙 강해서 사실 형사물인지 애매하더라구요.

단지 웃음을 위해 형사물을 차용해서 사용한 듯한 느낌. 대신 그런 부분에서 <베테랑>과는 차별성이 있어서 좋았답니다.


또한 출연한 배우 본인들이 너무 신나서 촬영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런 행복한 에너지가 관객에게 전달되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특히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류승용, 이하늬, 이동휘 등의 배우들이 출연했고, 훈훈한 외모의 공명 씨마저도 망가짐을 작정하고 촬영한 것 같아요.


대신 작정하고 웃기려는 영화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영화에 개연성과 작품성을 기대하지는 마시길..!!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보여주는 개그 코드가 저와 일치해서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웃다가 나왔습니다.

중간에는 웃다가 눈물까지 나오더군요. 킬링타임용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강추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신하균, 오정세 씨 분량이 작았다는 점?

영화 전반에 걸쳐 비중 있는 역할을 연기하지만, 비중 있게 나오지는 않았다는 부분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두 배우는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인데, 주인공들과 마주치는 장면은 마지막에 단 한장면 뿐이었어요. 


시나리오상 영화 내 신하균 씨 일당의 본거지 길 건너에 주인공들이 잠복근무하는 수원왕갈비통닭집에 등장하기도 하거나 신하균, 오정세 씨가 협상을 하는 장면이 주인공들의 잠복근무지에서 이루어졌다면 좀 더 재밌는 장면이 연출되었을 것 같은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죠.


개인적인 아쉬움은 이렇지만, 제작진 측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겠죠.

어떤 식으로 신하균, 오정세 씨의 만남을 그려낼지, 주인공 형사팀과의 만남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에 대한..?


이런 아쉬움을 제외하더라도 저는 극한직업이라는 영화가 최근 본 영화 중에 최고였답니다.

작정하고 웃기려는 목적으로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나이 불문하고 호불호 없이 볼만한 영화같았어요.


이번 설에 가족끼리 영화 한 편 계획하고 계시다면 이 영화를 꼭 추천합니다!

저도 시간이 맞는다면 부모님과 한 번 더 보려고 계획중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