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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입문자에게 추천한다. 연극 <수상한 흥신소2>

SON SUBIN 2018. 12. 26. 21:05

지방 사람들에게 연극이란?

 

 

글쎄.. 우리 동네에서도 연극을 볼 수 있을까?

사실 많은 연극을 본 적은 없지만, 서울에 놀러갔을 때 1~2번 본 적 있어!

이 정도의 인식이 아닐까 싶다.

 

지방에 살고 있는 나 또한 연극을 자주 보지는 않지만, 3개월에 한 번은 꼭 연극을 찾아본다.

연극을 처음 접한 이유는 데이트할 때마다 보는 영화가 지루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라이브로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볼 수 있고, 배우들과 호흡하는 연극의 맛에 푹 빠졌다.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에 볼 연극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연극,

【수상한 흥신소2】를 여자친구와 함께 보게 되었고, 연극이 처음인 누군가를 위해 추천하고자 이 연극을 소개한다!


 

 

연극소개

 

 

제목부터 수상하다. 흥신소는 또 뭐고?

감상평부터 말하면 다 필요없다! 재밌다! 돈이 아깝지 않다!

 

연극 첫 장면에 발성이 어마무시한 경비 아저씨와 찌질해보이지만 엄청난 훈남의 책방 사장 오상우가 등장한다.

첫 대화부터 그들은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오상우는 멋지게 자신의 정체를 말한다. 사실 그는 영혼을 보는 청년이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영혼들의 의뢰를 해결하던 오상우에게 동네 아줌마 같은 여인이 찾아온다.

그녀는 본인의 이름, 사망 원인 등 살아 생전의 모든 것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의문의 여인을 오상우는 도와주기로 하면서 유쾌하고 감동적인 연극의 시작을 알린다.



등장인물 & 배우 소개


 

■ 오상우 : 영혼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순수 청년(배우 이재남, 김태환님)


배우 이재남님은 의도적으로 찌질함을 연기하려고 하시는 것 같았는데, 외모가 워낙 훈훈해서 오히려 너무 매력적이었다.

(불공평한 세상아...)

 

■ 김지연 : 상우의 옆집으로 이사 온 미스테리한 인물(배우 손민지, 이상희님)

 

배우 손민지님은 처음에 여주인공이 맞나 싶을 정도로 대충 차려 입고 나온다.

중간에 한번 모습이 확 변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나를 포함한 모든 관객은 소리를 지른다... (너무 이쁘셨음)

아쉬웠던 부분은 연기를 굉장히 잘하신다. 극이 진행되면서 차츰 변화하는 여주인공 김지연의 감정을 정말 잘 보여주셨는데, 분량이 너무 적다...

 

■ 멀티맨 : 1인 12역의 관객을 들었다~놨다하는 연기 천재(배우 박민승, 이재혁님)

 

배우 박민승님은 미친 사람 같았다. 무대에서 몇 개의 역할을 혼자 맡았는 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미친 사람이었다.

특히 무대 뒤로 2~3초 사라졌다가 재 등장하는 여러 장면들은 마치 중국의 변검술을 보고 있는 듯 했다.

더 놀라운건 정신없는 와중에 정말 연기를 잘하신다. (엄청난 연기 내공의 소유자였음)

 

■ 멀티걸 : 흥신소 공식 마스코트, 엄청난 내공의 팔색조 매력녀(배우 황미선, 김진여님)

 

배우 황미선님은 내가 이 연극을 추천하는 이유의 5할 이상이다.

극이 시작할때부터 극 중간중간, 그리고 극이 끝날 때까지 관객과의 호흡을 이끌어내신다.

굉장히 자연스럽다. 마치 극에 참여시키는 관객 한명한명에게 사전에 준비된 대본이 있나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극에 참여시킨다.

 

 

 

 

감상평

 

 

진짜 너무너무 재밌다! 특히 연극 관람이 처음인 친구가 있다면 단연코 이 연극을 추천하고 싶다.

 

극이 시작되기 전에 등장하는 배우 황미선님은 말투 하나하나, 표정 하나하나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관객들과 배우들의 웃음소리는 극의 후반부까지 끊이질 않았다. 그만큼 유쾌한 연극이다.

 

그리고 배우들이 굉장히 매력적인데다가 놀라운 연기 실력을 보여준다.

특히 배우들의 배역과 연극 속의 장면이 자주 바뀌면서도 재주 많은 배우들은 내가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나는 지루함을 잘 느낀다. 연극 2시간 내내 집중할수 없는 성격이다.

하지만 이 연극은 지루할 틈이 없다. 장면장면마다 각기 다른 배우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배우들의 감정에 이입할 수 있었다.

 

나 어릴 땐 철부지로 자랐지만 지금은 알아요. 떠나는 것을

엄마 품이 아무리 따뜻하지만 때가 되면 떠나요. 할 수 없어요.

안녕 안녕 안녕. 손을 흔들며 두둥실 두둥실 떠나요.

민들레 민들레처럼 돌아오지 않아요. 민들레 처럼

 

진미령의 <하얀 민들레> 중

 

극 후반부에 여 주인공인 김지연이 부르는 노래 중 일부분이다.

눈치 빠른 구독자들은 연극이 가족에 대한 것임을 눈치 챘을 것이다.


사실 가족에 대한 주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언제든지 눈물샘을 자극할 수 있는 필살기다.

뒤집어보면 진부할 수도 있는 주제다.


연극 【수상한 흥신소2】는 "가족"이라는 자칫 위험한 주제를 유쾌함 속에서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전달한다.

 

이 글을 보는 몇몇 구독자들은 의심할 것이다.

그래봤자 뻔한 주제인걸...

 

하지만, 속는 셈 치고 한번 이 연극을 보기를 추천한다.

때로는 뻔한 주제도 의심 많은 당신의 가슴을 울릴 수 있을 것이다.

 

■ 주관적인 평점 : 4.5점 / 5점

 

김지연 역할의 배우 손민지님의 극 중 비중이 조금 더 높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 외에는 모든 부분(몰입감, 연기력, 입장료 등등)은 전체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공연 정보

 

 

■ 공연 장소 : 대전 아신극장 2관

 

■ 공연 일자 : 2018. 11. 01 ~ 2019. 01. 01

 

아쉽지만, 이 공연을 대전에서 볼 수 있는 기간이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 공연 시간 : 100분

 

공연 시작이 오후 5시라면 오후 7시 쯤 연극이 모두 끝난다.

 

■ 문의 : 1599 - 9210

 

■ Tip

 

극장 건물에 주차 공간이 없다.

주변 골목길에 주차를 하거나 아신극장 옆에 이안과병원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이안과병원은 2시간은 무료이니 편하게 주차를 하면 된다.